기억하고 싶은 날
-
돌과 칠순기억하고 싶은 날 2023. 9. 12. 14:42
지난 주 토요일 저녁에는 오랜만에 약속이 생겼는데, 직장동료 자녀의 돌 잔치에 초대되었다. 손님이 회사 직원들로 구성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기에 마치 회식같은 자리이기도 했지만, 본질은 귀여운 아기의 첫번째 생일인 것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했다. 뽀얗게 찹쌀떡을 빚어 놓은 것 같은 통통한 볼에 아직은 무표정에 가까운 천진한 얼굴의 아이는 세상에 나와 일년을 꼬박 잘 지내왔고, 부모는 아이를 키우느라 뒤에서 물심양면 고생했을 것이다. 그런 시간들을 조금이나 격려하는 좋은 자리였다. 몇 시간 전 바다 건너 한국에서도 토요일 점심에 생일 잔치가 열렸다. 토요일 아침 눈을 떠서 출근 준비를 하려는데 누나한테 카톡 메시지가 많이 와 있었다. 읽어보니 아버지 칠순 생일잔치 사진들이었다. 아버지가 칠순인 해였다는..
-
어머니와 귤기억하고 싶은 날 2023. 9. 7. 14:34
유치원 다닐 때였다. 7살이었을테니, 딱 둘째 정도였을테다. 유치원 마치고 집까지 오려면 아이의 걸음으로 30여분을 걸어왔어야 했다. 버스도 있긴 했지만, 오전 두 번, 오후에 세 번 정도만 다녔고, 보통은 중고등학생들 하교시간에 맞춰져 있어서 유치원생은 걸어올 수 밖에 없었다. 한 동네 사는 동갑내기 사촌과 뚜벅뚜벅 걸어올라왔을테지. 마을 어귀 쯤에 왔을때였다. 시내버스가 오고 있었다.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을 흔들었더니 버스를 태워줬고, 차표 한 장을 내고서 버스에 올라섰다. 마을 어귀였더라도 1킬로미터는 됐으려나, 차로 가니 금방 정류장에 도착하여 내렸다. 이미 버스를 타고 계셨던 할머니들이 몇 분 계셨는데 그래서 완전범죄는 힘들었다. 그 중 한 분이 마중나왔던 어머니에게 말하셨던 것 같다. 이..